마주침

진짜 운명이라는 게 있었다면.
아마 우리는 여러 번 마주쳤을지도 모른다.
작은 시장거리 안에서.
지하철의 역사에서.
커다란 영화관에서.
몇 번이고 서로가 모른 채 마주쳤을지도 모른다.

한 번을 헤어져도. 두 번을 헤어져도.
다시 만날지도 모른다..

하지만 마주쳐 지나갈 것이다.
서로가 모르게..
아니면 안다고 해도 마주쳐 지나갈 것이다.
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.
혼자가 아니기에..
그렇게 그냥 마주쳐 지나갈 것이다.

여태껏 그래 왔듯이.